어제 3.99% 빠졌던 코스피가 오늘은 0.25% 올랐습니다. 며칠 전만 해도 지수는 급락하는데 나머지 시장은 괜찮은 날이 반복됐는데, 그제는 지수와 시장 전체가 함께 무너지는 이례적인 하루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축배를 들기엔 이릅니다. 코스피 중앙값은 오늘도 -0.41%였습니다.
지수는 반등했는데, 시장은 아직 다 낫지 않았습니다.
반등의 실체를 코스피 중앙값으로 확인하기


9월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76포인트(0.25%) 오른 6579.48로 마감했습니다. 어제 3.99% 급락 이후 하루 만의 반등입니다. 그런데 전종목 등락률의 딱 가운데 값을 보면 -0.41%였습니다. 상승한 종목은 전체의 35.2%, 856개에 그쳤고 하락한 종목이 1,413개로 여전히 더 많았습니다.
거래대금 상위 종목을 보면 SK하이닉스(-1.05%), 삼성전자(-0.20%)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소폭 하락했습니다. 대신 포스코인터내셔널(+4.32%), 포스코DX(+2.39%) 같은 종목이 지수를 떠받쳤습니다. 어제 급락을 이끌었던 반도체 대형주가 오늘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채로, 다른 업종이 지수 반등을 대신 만들어낸 하루였습니다.
이 흐름은 어제와 이어서 보면 더 뚜렷합니다. 어제는 국채금리 충격으로 반도체 두 종목이 지수를 통째로 끌어내렸습니다. 오늘은 그 두 종목이 여전히 눌린 채로, 철강·인프라 관련 종목들이 반등을 주도했습니다. 지수를 움직이는 주체가 하루 만에 완전히 바뀐 셈인데, 이렇게 주도주가 빠르게 교체되는 장세는 방향성이 아직 뚜렷하게 자리 잡지 못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특정 업종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지수가 반등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 반등을 이끈 주체가 계속 바뀐다는 건 아직 시장 전체가 뚜렷한 방향을 찾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늘 기억할 숫자 셋
코스피 +0.25% · 전종목 중앙값 -0.41% · 상승 종목 비중 35.2%
그렇다면 이 반등이 진짜 바닥을 다진 신호인지, 아니면 하락 중 잠깐의 숨 고르기인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RSI를 함께 보면 답이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이 두 가지 지표를 같이 보면, 지수 반등 뒤에 가려진 진짜 그림이 좀 더 선명해집니다.
RSI로 확인하는 반등의 진짜 온도
RSI는 최근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30 밑이면 과매도 구간으로 봅니다. 오늘 전종목 RSI의 가운데 값은 44.8이었고, 과매도 구간에 있는 종목은 전체의 19.5%였습니다. 어제(19.2%)와 거의 같은 수준입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수가 반등했다면 보통 과매도 종목 비중도 함께 줄어드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지수는 올랐는데 과매도 비중은 그대로였습니다. 이는 오늘의 반등이 시장 전반의 회복이 아니라, 일부 종목의 개별적인 상승이 지수를 끌어올린 결과라는 뜻입니다. 이런 신호가 나올 때는 지수 반등만 보고 “바닥을 다졌다”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상승 종목 비중과 RSI 과매도 비중이 함께 개선되는지를 하루 이틀 더 지켜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틀 연속으로 코스피 중앙값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어제는 지수와 중앙값이 같이 무너졌고, 오늘은 지수만 반등하고 중앙값은 여전히 마이너스였습니다. 두 상황 모두 지수 하나만으로는 시장의 진짜 온도를 알 수 없다는 같은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퀀트 한 컷
지수 하나만 보면 오늘은 “어제의 충격이 끝난 날”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중앙값과 RSI를 같이 보면 “충격의 여진이 아직 남아있는 날”에 가깝습니다. 지수 반등 첫날에 성급하게 진입하는 대신, 상승 종목 비중이 최소 50%를 넘어서는 날을 반등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신호로 삼아볼 만합니다.
이 사이클을 하나로 묶어서 보면, 급락과 반등 사이에도 시장 폭을 계속 확인하는 습관이 왜 중요한지가 드러납니다. 급락한 날 중앙값까지 같이 빠졌다면 그건 전방위 하락이라는 뜻이었고, 반등한 날 중앙값이 여전히 마이너스라면 그건 아직 회복이 덜 됐다는 뜻입니다. 지수 등락률 하나로는 이 두 상황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틀짜리 사이클은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은 뒤 흔히 나타나는 패턴이라, 앞으로도 비슷한 흐름을 만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음에 급락 이후 반등이 나오면, 지수 숫자보다 이 상승 종목 비중부터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그 비중이 낮은 채로 지수만 오르는 반등은, 다시 흔들릴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세 가지 확인법을 다음에 급락 이후 반등을 만날 때마다 순서대로 적용해보시길 바랍니다. 지수, 중앙값, RSI 이 셋을 같이 보는 습관이 성급한 판단을 막아줍니다.
본 글은 공개된 시장 데이터에 대한 개인의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