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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종목·기업

1년 만에 영업이익이 8배 늘었는데 PER은 10배다

10월 9, 2026
in 종목·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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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영업이익이 8배 늘었는데 PER은 10배다

하루에 1조 2,000억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 벌어들인 영업이익 107조 4,000억원을 92일로 나눈 숫자입니다.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넘은 뒤 100조원에 닿기까지 1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분기 기준 100조원을 넘은 기업은 세계에서 처음이고, 엔비디아를 제쳤습니다.

수익성 지표가 통째로 다시 그려졌다

삼성전자의 ROE와 영업이익률 변화 — 10월 8일 기준
삼성전자의 ROE와 영업이익률 변화 — 10월 8일 기준

숫자의 크기보다 눈에 띄는 건 변화의 속도입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6.49%입니다. 1년 전에는 7.80%, 5년 평균은 11.33%였습니다. ROE는 주주 돈으로 얼마나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데, 제조업에서 20%를 넘기는 일 자체가 드뭅니다.

영업이익률(OPM)도 46.15%까지 올라왔습니다. 5년 평균 14.65%의 세 배가 넘습니다. 가장 최근 분기만 떼어내면 55.08%입니다. 매출 100원을 올리면 55원이 영업이익으로 남았다는 뜻입니다.

영업이익 연환산 증가율은 전년 대비 813%였습니다. 재무 건전성을 9개 항목으로 점검하는 F스코어는 9점 만점에 8점입니다.

오늘 기억할 숫자 셋
3분기 영업이익 107.4조원 · ROE 7.8% → 26.5% · PER 10.23배

그런데 이 회사의 주가는 그날 2.42% 내렸습니다.

목차

  1. 한 해 만에 바뀐 수익성 지표
  2. 실적이 주가를 앞지른 상태
  3. 번 돈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

실적이 주가보다 빨리 늘었다

10월 8일 종가는 26만 2,000원입니다. 올해 들어 88.8%, 최근 1년간 194.4% 올랐습니다. 많이 오른 건 분명합니다.

그런데 주가수익비율(PER)은 10.23배입니다. 5년 평균 10.87배보다 오히려 낮습니다. 가장 최근 분기 이익을 연간으로 환산한 분기 PER은 5.37배까지 내려갑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라, 이익이 주가보다 빨리 늘면 내려갑니다. 주가가 194% 오르는 동안 이익이 그보다 더 가파르게 늘었다는 뜻입니다. 주가가 비싸졌는지를 PER 하나로 판단하기 어려운 구간이기도 합니다.

다만 PER이 낮다는 게 곧 저평가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시장이 지금의 이익 수준을 오래 유지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면, PER은 원래 낮게 형성됩니다. 메모리 반도체처럼 호황과 불황이 번갈아 오는 산업에서는 이익이 정점일 때 PER이 가장 낮아 보이는 일이 흔합니다.

번 돈의 절반 이상이 미래로 간다

벌어들인 돈의 절반 이상이 다시 공장과 연구소로 돌아간다
벌어들인 돈의 절반 이상이 다시 공장과 연구소로 돌아간다

재무 지표를 하나 더 보면 회사가 이 돈을 어떻게 쓰는지가 보입니다.

영업이익 대비 미래투자 비율이 55.3%입니다. 이 가운데 설비투자가 29.01%, 연구개발이 26.29%입니다. 번 돈의 절반 이상을 다시 투자에 넣고 있다는 뜻입니다. 영업이익을 차입금으로 나눈 값은 798.63%로, 빚보다 버는 돈이 여덟 배 많습니다.

회사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출하했고, 그간 부진했던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부문도 적자를 줄였습니다. DS부문 매출은 195조원, 영업이익은 110조원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퀀트 한 컷

다만 이 설비투자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지금 늘리는 증설 물량이 내년 하반기부터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면, 현재의 메모리 공급 부족이 빠르게 풀릴 수 있습니다. 가격이 내려가면 지금의 이익률도 함께 내려갑니다.

호황기의 대규모 투자가 다음 사이클의 공급 과잉으로 돌아오는 건 메모리 산업에서 반복돼온 패턴입니다. 그래서 이런 국면에서는 실적 숫자만큼이나 ‘증설 물량이 언제 시장에 나오는가’가 중요한 확인 항목이 됩니다.

마치며

이번 사례가 남기는 건 지표 하나를 읽는 방법입니다. PER이 낮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그 PER이 주가가 싸서 낮은 건지, 이익이 정점이라 낮은 건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구분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현재 PER을 5년 평균 PER과 나란히 놓고, 동시에 현재 영업이익률을 5년 평균 영업이익률과 비교하는 겁니다. PER은 평균 수준인데 이익률이 평균의 세 배라면, 시장은 지금 이익이 계속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비교는 경기를 타는 모든 업종에 쓸 수 있습니다. 반도체든 조선이든 화학이든, 이익이 정점일 때 가장 싸 보이고 바닥일 때 가장 비싸 보이는 건 같은 원리입니다. 숫자 네 개를 나란히 놓는 습관이, 좋아 보이는 지표에 끌려가지 않게 해줍니다.


본 글은 공개된 시장 데이터에 대한 개인의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Tags: HBM4PERROE분기 100조삼성전자 영업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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