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달러당 원화값은 1555원까지 밀렸습니다.
지금은 1359원대입니다. 14개월 만의 최고치입니다.
원화 강세를 이끈 건 다름 아닌 반도체였습니다.
반도체 수출이 원화값을 끌어올린 경로


9월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1359.3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일보다 9.4원 오른 수준이자, 작년 7월 3일 이후 1년 2개월 만의 최고치입니다. 반도체 호황으로 국내에 유입된 달러가 원화 체급을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원화 강세의 가장 큰 요인은 국내 수출 대기업의 대규모 달러 매도입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예탁증서(ADR) 상장으로 조달한 265억달러 중 일부를 국내로 들여와 원화로 환전하고 있고, 삼성전자·현대차·기아 등 다른 수출 기업들도 달러 매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수출 기업에 환전을 독려하고 있다는 점도 이 흐름에 힘을 보탰습니다. 여기에 외환보유액도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4,423억달러로 5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일본 금융당국의 엔화 약세 저지 공조도 원화 강세를 거들었습니다. 일본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엔화값이 장중 156엔대까지 급등했는데, 이 흐름이 원화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오늘 기억할 숫자 셋
원화값 1359.3원(14개월 최고) · 외환보유액 4,423억달러(51개월 최대) · 하루 상승폭 9.4원
이 흐름이 계속될지 확인하는 방법
시장에서는 하반기 원화값이 1300원대 초중반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는 한, 웬만한 악조건에도 원화값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다만 이 흐름을 뒤집을 변수도 있습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심리적 경계선인 5%를 넘어서면 미국으로의 자금 쏠림이 강해지면서 달러 강세·원화 약세로 흐름이 바뀔 수 있습니다. 중동 전쟁 장기화 여부도 변수입니다.
이 구조에서 확인할 만한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원화 강세가 반도체 수출 호조라는 실물 요인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달러 약세 때문인지를 구분하는 겁니다. 전자라면 반도체 업황이 꺾이지 않는 한 원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후자라면 미국 금리나 재정 이슈 하나에도 흐름이 쉽게 뒤집힐 수 있습니다. 다음에 원화가 크게 움직였다는 뉴스를 보면, 그 원인이 한국의 실물 요인인지 미국 쪽 요인인지부터 구분해서 읽으시길 바랍니다. 원인에 따라 그 흐름의 지속성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본 글은 공개된 시장 데이터에 대한 개인의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