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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투자전략

원금보장 3.5%가 기준선이 된 시장에서

10월 1, 2026
in 투자전략
0
원금보장 3.5%가 기준선이 된 시장에서

올해 코스피는 6월에 9,000선을 넘었다가 7월 장중 5,000선까지 내려앉았습니다. 넉 달 만의 일입니다.

이런 장을 겪은 돈은 어디로 갔을까요. 답이 은행 판매 통계에 남았습니다.

4개 시중은행의 3분기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판매액은 2조 9,562억원. 2분기 32조 834억원에서 90.8% 줄었습니다.

돈이 예금 쪽으로 되돌아갔다

4개 시중은행 ETF 신탁과 지수연동예금 월별 판매액
4개 시중은행 ETF 신탁과 지수연동예금 월별 판매액

같은 기간 지수연동예금(ELD) 판매액은 3조 4,555억원으로 2분기 대비 38.1%, 1분기 대비 87.6% 늘었습니다. 연초 4,000억원대였던 월 판매액이 7월 1조 1,009억원, 8월 1조 3,002억원, 9월 1조 544억원으로 석 달 연속 1조원을 넘겼습니다.

ELD는 코스피200 지수에 연동되는 예금입니다. 예금자보호 한도 안에서 원금이 보장되고, 만기 때 지수가 정해진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신 지수가 그 범위를 벗어나면 수익이 확 낮아지는 ‘녹아웃’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은행들이 이 녹아웃 조건을 완화하고 있습니다. 이달 신한은행이 내놓은 상품은 수익 상 불이익을 사실상 없애고 연 3.41~3.71%를 보장합니다.

오늘 기억할 숫자 셋
ETF 판매 -90.8% · ELD 판매 +38.1% · 원금보장 확정금리 연 3.41~3.71%

여기서 투자자 입장에서 한 가지가 달라집니다. 비교 기준선이 생긴 겁니다.

목차

  1. ETF에서 예금으로 옮겨간 돈
  2. 3.41%라는 기준선의 의미
  3. 조건을 걸어 남는 종목은 몇 개인가

기준선을 넘는 배당주는 몇 개일까

조건을 차례로 적용했을 때 남는 종목 수
조건을 차례로 적용했을 때 남는 종목 수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 연 3.41%를 준다면,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주식에서 배당만으로 그 수준을 받으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9월 30일 데이터로 직접 걸어봤습니다.

스팩과 관리종목을 뺀 2,428개 종목에서 시작합니다. 여기서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만 남기면 671종목입니다. 배당률 3.41% 이상 조건을 추가하면 125종목으로 줄어듭니다. 전체 유니버스의 5% 남짓입니다.

여기에 재무 건전성(F스코어 6점 이상)과 배당의 지속 가능성(배당성향 70% 이하) 조건을 더하면 50종목이 남습니다. F스코어는 수익성과 재무 상태를 9개 항목으로 점검하는 지표이고, 배당성향은 번 돈 중 얼마를 배당으로 주는지를 뜻합니다.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높으면 이익이 조금만 줄어도 배당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남은 종목들의 공통점

이 50종목의 12개월 주가 변동성 중앙값은 0.38이었습니다. 전체 시장 중앙값 0.53보다 낮습니다. 배당 조건을 걸었더니 변동성이 낮은 종목들이 자연스럽게 남은 겁니다.

업종 분포도 한쪽으로 치우쳤습니다. 지주사 7개, 자동차·부품 6개, 섬유·의류 5개, 금융 5개 순이었습니다. 성장이 빠른 업종보다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업종이 많습니다.

참고로 전체 시장의 배당률 중앙값은 0.26%에 불과합니다. 코스피는 2.04%, 코스닥은 0.00%입니다. 배당을 전혀 주지 않는 종목이 코스피에서 25.9%, 코스닥에서 58.8%입니다. ‘배당주’라는 말이 시장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퀀트 한 컷

배당률만 높은 종목을 고르면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배당률은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이라, 주가가 크게 빠지면 자동으로 올라갑니다. 실적이 나빠져 주가가 반토막 난 회사가 배당률 상위에 올라오는 일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배당률 하나만 보는 대신, 재무 건전성과 배당성향을 함께 거는 겁니다. 위 조건에서 125종목이 50종목으로 줄어든 구간이 정확히 그 걸러내기였습니다.

마치며

이번 사례에서 가져갈 건 종목 이름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첫째, 지금 시장에서 위험 없이 받을 수 있는 금리가 얼마인지를 확인합니다. 예금이든 채권이든,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의 금리가 모든 비교의 출발점입니다. 둘째, 그 숫자를 넘는 배당을 주는 종목을 추려봅니다. 셋째, 그 배당이 계속 나올 수 있는지를 재무 지표로 점검합니다.

이 세 단계는 금리가 바뀔 때마다 결과가 달라집니다. 예금 금리가 2%일 때와 3.5%일 때, 통과하는 종목 수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계산은 한 번 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금리 국면이 바뀔 때마다 다시 돌려봐야 하는 종류의 작업입니다.

기준선이 올라간 시장에서는 예전에 충분해 보였던 배당이 더 이상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같은 배당이 훨씬 매력적으로 바뀝니다. 절대적인 배당률보다, 그때그때의 기준선과의 거리를 보는 편이 오래 쓸 수 있는 관점입니다.


본 글은 공개된 시장 데이터에 대한 개인의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Tags: ETF 판매 급감배당률 스크리닝배당주 기준역머니무브지수연동예금 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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